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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기] 샤이니 민호 FAN-CON Multi-Chase : 240106-07About SHINee MINHO/Schedule 2024. 1. 11. 15:25
매번 민호에게 편지를 쓸 때면 마지막에 꼭 덧붙인 말이 있다. 난 너의 무대를 참 좋아하고, 네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혼자 무대를 꽉 채우는 솔로 민호도 보고싶다고. 장난삼아 10년 후까지면 넉넉할까? 기다릴게. 했지만 사실은 꽤 오랜 시간이어도 네 콘서트를 기다릴테니 언제든 콘서트를 열어달라는 마음으로. 그래서 팬콘이라는 타이틀이 떴을 때, 민호의 실물 앨범 발매때처럼 들떴다. 적어도 민호의 앨범 수록곡 전체를 무대에서 볼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과 싱글이라도 신곡이 나와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어서였다.
민호의 팬콘을 기다리면서 '만약 공연을 하게 된다면' 이라는 주제로 팬싸에서 Q&A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나 싶어서 팬싸 후토크나 다른 개인 영상들을 찾아보는데, 생각보다 민호는 공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놨었다. '샤이니 공연에서 딱 한 곡만 솔로로 불러야 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놓아줘를 부르고 싶은데 피아노 버전으로 해보고 싶다.' 라는 멘트를 했었다. (잊고 있다가 다시 들으면서 이런 말을 했었어? 했다.) 피아노 버전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도 아, 편곡을 말하는 거구나 싶었다가 뒤에 덧붙이는 '피아노를 친 적이 오래되서 잘 모르겠다. 손이 굳어서...' 라는 멘트에 직접 치는걸 생각한거였어? 라는 놀람에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마르고 닳도록 민호만 보는 팬들도 잊고 있었는데 민호는 뱉은 말은 모두 다 진심이라는 듯이 놓아줘를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해서, 인트로는 직접 피아노를 쳤다. 손가락까지는 객석에서 보이지 않았는데 나중에 비욘드 라이브를 보니 손가락 끝을 떨고 있었다. 마치 키세키를 부를 때 손 끝을 떨었던 것처럼. 떨리는 손 끝으로 건반을 누르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아서 그 손 끝마저 사랑스러웠다.
무대 위의 민호는 강하고 독했으나 유연했다. 노래를 부르다가 춤을 추다가 여유있게 한번씩 우리를 보며 씩 웃는 모습에 심장이 나가떨어지는 줄. 놓아줘를 부르며 등장했을 때와, '샤월, 앉아있을거야?'를 시전하며 씩 웃는 민호는 그도 역시 샤이니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무대를 마쳤다. 요즘 들어 민호의 무대를 볼 때면 춤선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멤버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민호의 춤은 천천히 느슨한 것 같으면서도 강한 힘이 있다. 그리고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무대에서 눈빛이 장난이 아니다. 다이나믹한 표정변화를 보고있으면 나도 모르게 홀린듯이 함성도 잊은채 빠져들 때가 많다. 점점 더 무대를 잘 하는 것 같은 건 왜 일까.
앨범 활동을 하며 사전 녹화에서 쌩눈으로 본 런어웨이가 편집된 반토막짜리였을때도 민호의 릴렉스한 무대 매너에 행복했는데 눈 앞에서 펼쳐지는 런어웨이 완곡은 환상적이었다. 아는 무대는 아는 무대라서 또 좋다. 런어웨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마지막쯤 'I know' 애드립을 하며 민호가 씩 웃는 부분이다. 지난번 사전녹화에서는 피처링을 해준 제미나이님을 보고 웃었는데, 팬콘에서는 혼자서 부르게되니 씩 웃어주는 주체는 객석의 우리였다. 이쯤되면 무대하다 웃기 금지령같은걸 내려야할 듯하다. 생각해보면 금지령을 내려야할 몇 개의 제스처가 있는데 그렇다고 진짜 금지령은 안된다. 사실 그런 제스처들이 너무 좋아서 하는 말이다.
가죽바지를 입고 무대를 쏘아보고, 노려보고, 인상을 쓰고 하던 그는 노래가 끝나자마자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리는 강아지가 되어 나타났다. 최민호를 연호할 때, 방방 뛰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를 쳐다보는 모습은 볼을 꼬집어주고 싶을 만큼 너무 사랑스럽다. 유난히 무대 위에서 팬들을 쳐다볼때면 눈이 반짝거린다. 렌즈를 끼지 않았는데도 눈이 촉촉한건지... 코 끝이 촉촉한 강아지같기도 하고, 웃을때 말랑하게 올라오는 눈 밑의 애교살이 복숭아 젤리같이 보이기도 해서 귀엽다. 그저 야광봉을 키고 앉아있을 뿐인데도 '무대랑 객석이 가까워서 여러분이 너무 잘보여요.' 하면서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기에 가끔 무대 위 민호에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궁금해진다. 너무나 사랑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고있어서 지금 민호가 쳐다보는게 우리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민호는 항상 따듯하고 복잡한 마음이 들게하는 눈빛을 가지고 있다.
은근 섹시의 무대를 '불면증'으로 준비한 것에 놀랐다. 사실 선곡에도 놀랐고, 섹시(?)한 무대로 준비했다는 것도 놀랐다. 데뷔 초반에 냈던 루시퍼 앨범이나 링딩동 앨범에 수록된 민호의 랩들을 좋아하는데 불면증은 민호의 강한 랩이 들어가있어서 꽤나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다. 홀로 채우는 불면증은 또 샤이니의 목소리와는 다른 매력이었다. 민호와 정말 잘어울렸다. 바디리듬에 길들여져있어서 '섹시한 무대'라는 멘트에 약간은 아쉬웠지만 다시 돌려보니 은근한 섹시들이 있었다. (그래도 아직 베스트는 2021 바디리듬...)
VCR은 정말 정말 X 100 의외였다. 체이스 활동 때부터 꾸준하게 요청에 있었던 운동 브이로그, 활동 브이로그, 필라테스 브이로그 등등.... 민호는 생각보다 본인의 개인 시간을 많이 공유해주는 편은 아니기때문에 그런 요청들이 많았던 것 같다. 요새는 버블도 매우 자주오고 인스타도 있고, 인스타 스토리는 거의 매일 올리는 편이라 예전과는 비교적 많은 일상을 공유해주지만 (인스타 스토리를 통해 알았다. 아.... 민호의 대부분의 일상은 비교적 단순하고, 그 단순한 패턴에 운동이 3번씩 들어가있는 거구나 라는 사실을...) 군대 다녀오기 전이나 군대에 다녀온 직후에는 뭘 하고 있는지, 뭘 준비하는 지 알 길이 없었다. 스포일러도 많이 하지 않는 멤버이기 때문에 활동이 없어서 풀죽어 있으면 가끔 깜짝놀랄만한 서프라이즈로 만나는 시간을 준비해서 '내가 본다고 했지?' 라는 귀여운 멘트로 대답한다. 아무튼, 전광판에 민호의 잠에 젖은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함성이 어마어마했다. 침대 위에서의 잠투정과 잠에서 깨어 듬직한 모습으로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과 인스타 스토리에서 늘 봤던 조끼(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다.)를 입고 운동을 하고, 농구를 하고, 멤버들과 연습을 하고, 식판이 넘칠 만큼 밥을 가득 담아온 모습, 양치질 하는 모습 그리고 샤워를 하겠다며 손만 내놓고 옷을 툭 떨어뜨리는 모습까지. 생각했던 최민호 모습 그 자체라서, 상상했던 모습들이 그대로 드러나서 보는 내내 행복했던 것 같다. 화장실에는 하드때 15주년 기념으로 제작해서 선물해준 샤이니월드 수건이 있어서 수건이 나오자마자 의자에서 튀어오를 뻔 했다.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등장한터라 얼마나 소리를 질렀나 모른다.
Waterfall 무대 중 이벤트로 준비한 플래시들이 내가 보기에도 너무 예뻤는데 민호의 눈빛을 보니 플래시를 준비하길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래시를 생각한건 우리가 함께 있는 이 공간이 별빛을 받는 물 속이나 민호를 비춰주는 반짝반짝한 하늘의 별 같은 느낌을 주고싶었다. (신곡 제목이 뜨고나서 슬로건 제작을 조금만 늦게하고 신곡에서 켜줄걸, 싶었던 생각도 들었다. Stay for a night 이라는 노래 제목에 플래시는 당연하게 별빛을 상상할 수 있었을 테니까.) 객석을 보며 벅차올라하는 민호의 표정이 카메라 프레임을 뚫고 너무나 잘보여서. 언젠가 그 표정을 본 적이 있었는데 싶어서 생각해보니 코로나 시국을 끝내고 함성 금지였던, 민호가 제대하고 처음 만난 광운대 베스트초이스에서 민호가 I'm home 을 부르면서 등장했을 때, 그때였던 것 같다. 안그래도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 객석 전체를 훑으며 가슴에 손을 얹었던 그 날. 시간이 지나도 우리 민호는 참 그대로구나. 5년전 스페셜 파티때도 그랬지만, 너는 어떻게 그런 눈으로 우릴 쳐다봐줄 수 있는 걸까. 나조차도 너를 그렇게 보지 못할때가 많은데. 사랑이 가득 담긴 눈으로 온통 다정하게 쳐다보는 너라서 참 마음이 복잡해진다. 처음 민호의 그런 눈빛을 받았을 때는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 누군가가 나를 저렇게 사랑이 깊어서 마음이 저릴 듯한 눈으로 쳐다본 적이 있었나? 나의 가족도, 나의 연인도 저렇게 나를 봐준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무대 위의 반짝거리는 너는 내가 뭐라고 나를 애타면서도 따듯하다기엔 부족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깊은 곳에서 계속 피어올라 주체할 수 없겠다는 눈과 표정을 한다. 너는 어떻게 늘 그럴 수 있을까.
혼자서 멘트를 할 때 작년까지는 좀 쑥스러워했던 것 같은데 1년 사이에 유죄인간이 되어서 나타났다. '곤란하게 하지마. 웃으면서 말하니까 장난같지?' 하는 멘트와 '샤월이랑 연기를 하게되면 장르 고르기'에서 멜로에 함성을 지르자 '그르케 좋았어요? 그래써요?' 하는 멘트에 쟤 뭐 잘못먹었나, 싶다가도 너무 좋고 괜히 쑥스러워서 쟤 왜저래 하면서 소리를 질러보기도 했다. 밤샘콘 진짜 진행하면 꼭 와야된다, 안오면 삐질거다 하는 말도 너무 귀여웠다. 가끔 민호에게도 가까운 사람이기에 티를 내는 흥칫뿡하는 순간이 있는데 무대 위에서 하는 말의 모든 대상은 우리라서 그 자체로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 그런 순간들이야말로 가까운 사이라고 말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닌 행동에서 묻어 나오는 것이라서. 그럴 때면 내가 사랑했던 18살, 19살 최민호가 여전히 그 안에 있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 (그렇다고 34살 최민호 안사랑하는거 아님)
일본 노래 중에 원래는 Romeo and Juliet 이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했는데, 번안곡의 무대를 듣고 난 뒤에는 Falling Free가 최애곡이 되었다. 번안된 가사도 너무 예쁘고 무엇보다 민호의 가성이 너무 아름다웠다.
𝐅𝐚𝐥𝐥𝐢𝐧𝐠 𝐅𝐫𝐞𝐞 (𝐾𝑜𝑟𝑒𝑎𝑛 𝑣𝑒𝑟.)
눈을 뜨면 시작된 세상 속의 시간이
앞으로만 앞으로만 끝없이 흘러
지금 삼만 삼천피트 훌쩍 뛰어 내리면
저 아래로 저 아래로 향하는 것처럼
지상 위에 서있는 내가 아득하게 보이는데
막연한 두려움따윈 없어 이 순간
바람에 온 몸이 온통 떨려오지만
ooh- ooh- 막지못해 falling free oh baby
하늘을 나는 방법은 없으니까
난 나만의 방식으로 팔을 벌린채
ooh- ooh- 자유롭게 falling free I'm falling free
덮쳐오는 불안에 펼쳐버린 parachute
한참이나 한참이나 멀어진 세상
바람 속에 갇혀서 떠밀려 가게 돼 종일 무기력하게
어딘지도 모른채로 불시착할테니까
꿈을 꾸는 그 때의 내가 구름 위를 걸어가 이제
푸른 하늘을 마음껏 눈에 담아
기억 속에 선명하게 새길 수 있게
ooh- ooh- 빠짐없이 falling free oh baby
같은 꿈을 꿔 여전히 아직도 난
숨을 쉬는 것만 같아 그래야만
ooh- ooh- 빠져들어 falling free I'm falling free
혹시 지금 너의 목적지가 서로가 같은 곳이라면
함께해도 좋아 앞으로 너와 계속 이대로만
So then take my hand
막연한 두려움따윈 없어 이 순간 (모든 순간)
바람에 온 몸이 온통 떨려오지만
ooh- ooh- 막지못해 falling free oh baby
하늘을 나는 방법은 없으니까
난 나만의 방식으로 팔을 벌린채 (그저 난 내 방식대로)
ooh- ooh- 자유롭게 falling free I'm falling free
정확하지는 않지만 얼핏 듣기에 가사가 너무 따듯한 것 같아서 해본 번안 받쓰...ㅎㅎ 가사를 받아적어보니 더 뭉클했다. 특히 2절 후렴에 '푸른 하늘을 마음껏 눈에 담아'라는 가사와 애드립의 '그저 난 내 방식대로'라는 가사가 민호랑 참 잘어울렸다. 공연 이후에 전체적으로 무대를 보니 I'm Falling Free 라는 가사에 맞춰 민호가 손짓을 하면 전광판에서 별똥별이 쏟아졌다. 푸른 하늘을 향해 뛰어내려서 구름 위를 유영할 때 민호랑 함께라면 무슨 걱정이 있을까. 낙하산이 없어도, 목적지가 없어도, 발 디딜 곳이 없어도 함께라면 불안하지 않아 라는 메세지가 크게 느껴져서 무대가 더 좋았는 지도 모르겠다.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는게 아니라 무대 위에서 겉옷을 훌렁훌렁 벗고는 무대 아래로 휙- 첫날 겉옷을 벗을 때 객석에서 막 소리를 지르자 그런거 아니라면서 '진짜 부담스럽게...' 웅얼대는 것도, 그 아래 얇은 가디건의 단추를 풀 때 더 크게 소리를 지르니 '아니야!! 소리지르지마!! 아니야!!' 하는 것도 너무 귀여웠다. 못된 심보일 수 있지만 무대 위에 민호가 서 있을때 자꾸 놀리고 싶어진다. 민호가 기범이에게 계속 잔소리를 하는 것이 타격감이 좋아서라고 다들 생각하는 것처럼 민호도 참 타격감이 좋다.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것보다 놀리는 대로 놀림당해주는 민호가 너무 귀여워서, 이 모든게 다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우리도 알고 민호도 알아서 그런 순간들이 돌이켜보면 즐겁다. 벗는 걸 왜 그렇게 좋아하냐는 말에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거다. 당신이 우리를 이렇게 만드셨잖아요.... 그런 옷 입고 바디리듬이랑 쥬스 추셨잖아요...
레트로 무대는 정말 의외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날티(?)나는 능글거리는 무대가 잘어울리다니. 댄서들과 몸을 뒤로 젖히고 춤을 추는 부분을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그저 FM가득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언제 저렇게 능글맞아졌을까, 싶기도 하고 성장이란 건 참 좋은거구나 싶기도 하고 ㅎㅎ 데님을 입고 등장해서 노래를 부르는데 '빛바랜 데님 자켓처럼 느낌있어 넌' 가사를 듣고 뜨악했다. 드레스코드에 이런 의미가 숨어있었다니. 두번째날 민호의 드레스코드 선정 이유인 '자기도 데님을 입을 예정이었어서 마치 커플룩같이 입고싶었다.'라는 말을 듣고 정말 너는 어디가서 멘트를 배워오는 거니, 싶은 마음이 들었다. 둘째날 말하려고 아껴뒀다는 말까지도 사랑스러웠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지? 어떻게 저렇게 표현할 수 있지? 무대 위에서 민호의 표정이나 멘트를 들으면 정말 솔직하고 감정이 풍부한 친구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안에 가디건이 있는 사진은 첫째날, 가디건이 없는 사진은 둘째날. 첫째날 공연이 끝나고 스타일리스트가 데님 자켓 입을 때 가디건을 벗어달라 했다고 한다.)
매번 팬미팅때마다 저 멀리 2,3층까지 가까이 가주는 민호였으니까 이번에도 객석을 돌아주겠지 라는 생각은 정답이었다. 시제석까지 꼭 자신이 보이게하겠다는 말은 무조건 진심이었겠구나싶을 만큼. 플로어도 통로 사이로 구석구석, 2층도 계단 중간까지 모든 팬들과 눈을 맞춰야한다는 챌린지라도 열린 것처럼 민호는 한사람 한사람을 애정어린 눈으로 쳐다봐주고, 카메라에 인사해주고, 통로에서 노래를 하며 춤을 췄다.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고 손키스를 날려주는 행동이 전부 다 애정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걸 증명하듯 자연스럽고 예쁜 풍경이었다.
Stay for a night 은 민호의 목소리 또 분위기와 참 찰떡같은 노래였다. 민호가 제미나이님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민호의 미성이 가벼운 기타 루프와 멜로디 라인을 만나면서 참 듣기 편한 소리가 되어간다. 그래서 그런가, 민호의 솔로곡들은 퇴근하고 집을 정리하고, 마지막 잠자리에 들기 전, 고요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자주 떠오른다. I'm home 이나 Waterfall, Stay for a night 같은 노래들을 틀어놓고 잔잔한 스탠드를 켜놓은 뒤 소파에 앉으면 노랫소리가 나를 토닥토닥 해주는 것 같다.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오늘도 참 잘했어요. 토닥토닥. 하는 느낌. 내 일상에서 민호의 존재가 행복이자 위로인 것처럼 민호의 노래도 늘 그렇다.
마지막 무대였던 Choice는 너무너무 귀여웠다. 캡모자를 쓰고 객석을 생글생글 웃으며 꾸러기처럼 무대를 누비는 민호의 모습에 모자하나로 사람이 저렇게 달라보일 수 있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가 아직 철들지 않았다는 민호의 말처럼 어릴 적 땀을 뻘뻘흘리며 온 운동장을 누비는 민호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래서 뭉클하다가도 무대에서 신나하는 모습을 보면 즐겁고 행복하고. 여러 감정이 들게하는 마지막 무대였다. 마지막 무대의 선곡도, 의상도, 안무도, 민호를 만날 때면 어릴 적 그 중학생 소녀가 되버린 내 모습을 투영하듯이 민호도 우리를 만날 때면 처음처럼 수줍고 즐겁던 소년의 모습이 되어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마지막 무대라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이유로 뭉클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우리가 앞으로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며 만날 때에도 공연의 그 순간에는 기쁨과 행복만 가득한 소년, 소녀의 모습이겠구나.
https://youtu.be/A8pVIlUv4co?si=kbBoL2IjxPuQYN9S
첫날 떼창을 못해주고 보내서 아쉬운 마음이 너무 컸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나보다 더 놀라고 걱정을 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하게 있었고, 공연에서 좋았던 것만 생각하려고 했는데 밤에 자려고 누워서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서러웠다. 그리고 화가났다. 이벤트를 위해서 일주일동안 연습한 팬들을 도대체 뭐로 생각하는거지? 라는 회사를 향한 짜증이 밀려와서 도저히 좋은 말이 나갈 것 같지않아 메일을 보내는 것들도 다 미뤄뒀다. 아무튼 뭐, 그런 일들을 통해 배운건 다음부터 더 꼼꼼하게 하나하나 더 따져물어야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팬덤과 소속사가 믿고 함께 가는 그런 신뢰관계가 절대로 형성될 수 없는 구조구나 여기는. 뭐 그딴 나에게 전혀 도움되지않는 쓰레기같은 생각들을 하면서 토요일을 보내고 다행스럽게도 일요일 이벤트는 잘 마무리가 되었다. 만약 토요일에 플래시 이벤트가 아니라 앵콜 후 다른 이벤트가 또 있었다면 대참사가 날 뻔했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하는 건지.... 그래도 노래를 부르는 동안 민호의 표정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온갖 서러움이 다 녹았다. 마음 한켠에 어제도 들었으면 좋아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왔지만 민호의 미소와 반짝거리는 눈망울을 보며 꾹꾹 억눌렀다. 최민호라는 사람은 나에게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소시켜주는 행복 버튼같은 사람이었으니까. 비행기를 던지는 팬들을 보며 아이처럼 웃는 모습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점점 커지는 '최민호 사랑해' 연호에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벅찬 표정으로 '나도 나도 사랑해'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 다시 생각해도 귀엽고 예쁘다.
중간 질문에서 얼핏 들어보니 생각보다 빨리 민호의 솔로 앨범과 콘서트를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뭐, 당장 올해, 내년 이런 식은 아니겠지만 무대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것을 내보였고 우리도 민호의 콘서트와 앨범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민호에게 보여줬으니까. 만약 미니나 정규 앨범이 나온다면 정말 모든 걸 다 쏟아부어서라도 민호에게 다 해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모든 것을 잊고 딱 하나만 기억해야한다고 하면 무대에서 노래하는 민호를 고를 만큼 무대 위 민호는 평생 보고싶다. 그건 민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어렴풋한 확신이 들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다음번에는 꼭 솔로 콘서트에서 민호를 만나고 싶다. 그땐 ... 정말 예쁘고 크게 Choice 를 불러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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