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후기] 2023 SBS 가요대전 : 231225

  영종도 아레나가 생기고 난 이후에 최다 방문자가 아닐까, 싶을만큼 매주 영종도를 방문하고 있다. 그나마 콘서트때보다는 추위가 덜해서 다행이었다. 영종도까지 가는 길은 사실 쉽지 않다. 인천에서 근 25년을 살았던 사람에게도 영종도는 너무 너무 먼 곳이다. 아직까지 교통이 좋지 않은 곳이라 공항에서 아레나로 향하는 셔틀 없이는 갈길이 막막하게 느껴지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쾌적해서 다행이었다.

  연말 시상식의 좋은 점은 추운 날씨를 홀로 쓸쓸하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레드카펫이 있어서 두가지 착장을 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명의 예쁜 아이들이 한 줄로 조로록 서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언제봐도 눈이 즐겁다. 

태민이 손 뭐야ㅠㅠㅠ 너무귀여움 ㅠㅠㅠ

 

  분명히 레드카펫때만 해도 순둥순둥 강아지 같은 느낌이 컸는데 무대 위에서 등장한 민호는 강력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편에 속하는데 눈화장과 렌즈, 그리고 강렬한 빨간색 롱코트를 걸치고 나타난 민호는 앉아있던 모든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마 샤이니의 팬이 아니더라도 민호의 첫인상은 강렬했을 것 같다. 

  쉬는 시간에 운동을 하고 와서 그런지 몰라도 현장에서 느껴지는 무대 위의 파워는 대단했다. 객석에 앉아있던 사람에게도 샤이니가 무대 위로 가지고 올라온 엄청난 에너지들이 보는 것 만으로도 느껴졌다. 모니터를 뚫어서까지 전달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무대의 첫 시작에 얼굴을 비추면서 어떤 각오로 무대를 하는지 보여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기가 잔뜩 서린 눈과 중간 중간 넣는 기합들이 무대를 보는 내내 마음을 벅차게 했다. 이날 객석에서 들은 '하드 편곡 버전'은 다른 무대나 음원으로 듣고싶을 만큼 좋았다. 좋았다는 표현이 약해보일만큼 그랬다. 음원을 추출해서 매일 볼륨 100%로 틀어놓고 싶었달까. 태민이의 이데아 천국 버전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편곡된 노래에 맞춰서 수정된 안무도 너무 잘어울렸다. 샤이니를 좋아하면서 걱정없이 행복한건 샤이니를 포함한 팀의 모두가 음악에 진심이라서 퀄리티에 대한 의심이나 불안 없이 매 순간들을 기대하며 즐길 수 있다는 거다. 

 

 

https://youtu.be/HTCrI46TyhI?si=CLqNrAmaTOaANUWk

231225 샤이니 민호 SBS 가요대전 '셜록 + HARD' 직캠 (Rear view)

  마지막 엔딩 무대에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웠으나 (멤버들이 없어서 홀로 무대를 어색하게 떠돌아다니는 기범이가 너무 귀여웠다....) 무대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사실 연말무대란 이제 아이돌과 아이돌 팬덤만이 기다리는 스케줄이 되어 일반 사람들에게 언급될 일이 크진 않다. 비교적 정해진 날짜에 연달아 진행하는 연기대상, 연예대상과는 다르게 날짜도 일괄적이지 않고 팬이 아닌 사람들이 모르는 노래도 많아진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말무대에서 셜록을 선택한 샤이니가 꽤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샤이니스백' 도입부라면 올해 컴백한 하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을테니까. 지난번 MMA에 이어서 다시 한 번 샤이니의 연차를 실감했다. 

  무대를 마치자마자 다시 붕방 강아지 모드가 되는 민호를 볼 때마다 신기하다. 사람이 스위치를 키고 끄는 것처럼 온, 오프가 확실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샤이니의 멤버들 모두 마찬가지이다. 무대 위에선 독사같은 눈빛을 하다가도 무대가 끝나면 사랑 가득한 눈으로 변한다. 매번 보는 일인데도 그게 참 신기하다. 

  셔틀을 타러 가는 도중 태민이가 라이브 방송을 켜서 그걸 보면서 가고 있는데 뒤에서 오던 팬들이 핸드폰을 슬쩍 쳐다보더니 '와, 퇴근하면서 라방을 해주네.' '역시 선배님은 참지않아.' 라는 소리가 들려서 슬쩍 웃음이 났다. 다른 팬들에게는 샤이니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짐작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 소리를 듣고있자니 새삼 고마운 마음이 또 들었다. 샤이니의 모든 것을 15주년의 마지막까지 꽉꽉 채워서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고마움, 기특함, 놀라움. 샤이니를 만날 때 매번 드는 감정이란, 익숙하지만 여전히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