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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기] SHINee WORLD VI in Nagoya : 231122-23About SHINee MINHO/Schedule 2023. 11. 28. 00:30
오랜만에 공연을 위해서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꽤 오랜시간 팬미팅이다, 콘서트다 해서 도쿄나 오사카 쪽은 많이 다녔기때문에 이번에는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었다. 물론 다 가면 좋겠지만 남은 연차도 별로 없고 통장은 펑크나기 직전이었다. 네 곳의 콘서트장 중 한 곳만 골라야해서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나고야를 선택했다. 콘서트를 위해 해외로 가는 것이지만 꽤 오래 전에는 그 나라에 대한 설레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하도 자주 가다보니 그 나라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마음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4박 5일 여정 속에 온전하게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넓은 공연장을 뛰어다닐 예정인 민호의 모습, 그 뿐이다.
바보같이 MD 오픈 시간을 잘못 체크해서 길에서 두시간 정도를 버리고 공연장에 도착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모든 것이 용서되는 날이었다. 공연장 밖에서는 안에서 리허설하는 노래소리가 웅얼대며 들렸다. 타국 콘서트에 올때마다 리허설 소리를 들으면 샤이니와 같은 공간 안에 있는 것이 실감이 난다. 샤이니 콘서트는 항상 바다 건너 보러 올 가치가 있는 것을 알기에 더 설레는 마음이 드는 것 같다.
다른 멤버들보다 일본어에 서투른 민호는 일본에서 멘트할 때 더 귀엽다. 한국이었다면 멤버들이 장난을 걸어올 때 더 짖궂은 장난을 칠테지만 일본에서는 예외이다. 한국어 하듯 조잘거리는 태민이와 기범이 옆에서 인상을 쓰고 서있긴 하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다. '연습할 때 네가 어린 아이처럼 '미노는 이거 힘두러서 시롱' 이렇게 얘기하잖아.' '맞아, 그리고 '미노는 우유가 조아.' 라고도 했어.' 라는 말들에 아무 반박하지 못하고 '저는 초코 시리얼을 좋아하는 거에요.' 라는 한마디만 뱉는 모습에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속으로 얼마나 답답했을까. 일본인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유치원생처럼 더듬더듬 한 단어씩 뱉으며 의성어를 많이 사용하는 민호가 너무 귀여웠다. 팬미팅을 할 때도 민호는 천천히 한 단어씩 일본어를 이야기하다가 복잡한 이야기가 나오면 한국어로 이야기한다. 본인은 답답하겠지만 속으로는 민호의 일본어가 많이 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귀여운 모습을 계속해서 보고싶으니까.
민호의 모든 모습을 좋아하지만 딱 한 장면만 손에 꼽으라면, 당연하게도 무대 위 민호의 모습을 선택할 것이다. 그만큼 무대 위의 민호를 좋아한다. 팬싸나 무대인사, 라디오 이런 스케줄들도 당연히 좋아하고, 민호의 평소 모습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무대 위에 있는 민호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좋다. 무대 위에서 민호는 마치 물만난 물고기같다. 그 큰 공연장이 자신의 운동장이라도 된 마냥 온 무대를 뛰어다니며 사람들의 시선을 홀랑 뺐어가버린다. 그만큼 반짝거리는 모습이다. 예전 민호의 솔로 활동때 밋앤 그릿이라는 이벤트도 좋아했던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전까지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하던 사람이 10분 뒤 내 앞에 서서 땀에 젖은 앞머리에 무대 위 옷을 그대로 입고 '공연 어땠어요? 잘 봤어요?'라고 물어보는데, 아직도 그 음성과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무대를 할 때마다 손 끝을 바들바들 떠는 것도 사랑스러운 모습 중 하나이다. 어쩌면 매 순간 진심을 쏟으며 무대에 서있기에 그렇게 반짝이는 지도 모르겠다.
둘째날 공연에서 첫번째 이동차를 도는데, 착각일 수도 있지만 꽤 긴 시간동안 민호와 눈이 마주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평소에는 두 눈으로만 민호를 보고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아무래도 기록으로,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한순간의 눈맞춤보다 렌즈 안에 그 모습을 담는 것을 우선 순위로 두니까. 아닐 수도 있지만,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마주친 그 눈동자에 사랑이 너무 가득해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마치 그 5초도 안되는 시간을 위해서 일본에 온 것 같았다. 그만큼 내 뇌리에 깊게 박힌 장면이었다. 이 짧은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몇 안되는 순간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2층에서 관람을 했다. 한국 콘서트에서는 계속 스탠딩에서 봤으니까. 무대 바로 앞 1층보다는 좀 먼 자리일지 모르지만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본무대와 돌출 무대 모두 민호의 발 끝까지 보이다보니 민호의 춤 선이 더 잘 보였다. 길고 유연하게 쭉 뻗은 팔과 다리는 우아하게 보였다. 노래에 따라 민호의 춤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단단해지기도 한다. 동작이 너무 커보이지도 않고 너무 끊어지지도 않는 느낌이 든다. 춤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표현이 부족하지만 Sweet Misery 무대를 보는 내내 그 생각만 했다. 내가 아는 것보다 춤선이 정말 예쁜 사람이구나.
발라드 섹션에서 '빈칸'을 부르는 모습과 엔딩에서 재연을 부를 때 콘페티가 쏟아지듯 휘날리는 장면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장면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무대 위의 반짝이며 빛나는 멤버들과 그 위로 쏟아지는 주황빛 조명, 표정이 크게 보이는 전광판과 멤버들 뒤로 어우러지는 민트색 응원봉까지. 샤이니가 늘 말하는 '팬들이 있어야 채워지는 공연'이라는 말은 이 풍경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공간에서 주는 분위기가 '우리는 이렇게 하나가 되는 사람들.' 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했다.
공연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샤이니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다. 어쩔때는 아이들처럼 꺄르르하는 모습을 보고 귀여워서 웃음이 날 때도 있고, 서로 단단히 버티며 서있는 모습이 고마울 때도 있고, 그래서 짠함에 마음이 아플 때도 있는 것 같다. 이번 나고야에서 콘서트는 정말 좋았다. 내가 뭘 사랑해서 여기까지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이 사람들을 사랑해야하는지 한번 더 깊게 생각하게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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