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후기] MusiQuest : 230826About SHINee MINHO/Schedule 2023. 8. 30. 01:08
사람이 이렇게나 갑작스럽게 어딘가로 떠날 수 있구나, 라는 걸 생각하게된 이틀. 대본 리딩을 했다면 일본 콘서트에 가기 전까지 민호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일정이 없겠구나, 싶어서 하루 전 급하게 일본행을 결정했다. 도쿄나 오사카의 도심은 여러번 방문해서 공항에서 도심으로 나가는 것들이 익숙했는데, 페스티발이 열리는 도시는 처음이었다.
한국의 8월이 꽤나 무덥듯이 일본의 8월 역시 만만치않다. 최악의 경우 맑은 하늘에서 거센 빗줄기의 소나기가 내린다. 버스를 타고 공항을 나오면서 그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예감이 안좋아, 하필 버스에서 내려 지도를 보니 내가 내린 곳은 공연장. 체크인을 먼저 해야하는데 호텔까지는 꽤 걸어야했다. 아침부터 내내 짊어진 가방을 어깨에 얹은채 걷다보니 땀이 비오듯 흘렀다. 점심을 먹어볼까, 했지만 더위에 식욕도 사라졌다. 호텔에 들어와서 배낭을 내려놓으니 살 것 같았다. 하지만 어째, 저 배낭을 다시 메고 공연장에 가야한다.
팔찌를 교환하고 꽤 오랜 시간 카페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공연장에 들어갔다. 하필이면 내가 샤월임을 표시하는 응원봉도 가져오지 못해서 진짜 주먹을 흔들어야했다.
새벽같이 나오느라 정신도 없었고, 밥을 먹지못해 기력도 없고, 땀을 많이 흘려서 온 몸은 끈적하고, 낯선 이들 사이에서 신경이 곤두서느라 스트레스가 극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냥 이대로 자고싶다, 쉬고싶다는 생각을 시작하니 감정은 서러움으로 번졌다. 이 시간에 나는 왜 타국에 와서 이러고 있을까, 집에서 시원하게 놀라운 토요일이나 볼걸.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일본까지 와서 사서 고생을 하나. 그러다보니 서러워졌다. 친구라도 있었다면 잔뜩 털어놓고 위로라도 받았겠지만,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 투정부릴 기력도 없었다.하지만 늘 그랬듯이, 무대에 등장한 순간 그런 서러움은 잊혀졌다. 빈칸을 부르는 그 눈빛에, 사랑이 보이는 그 눈빛에 눈물이 났다. 이걸 위해서 오늘 하루가 힘들었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바다 너머 보러올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너무 오랜만에 겪어서 순간 잊었나보다, 라는 생각도 했다. 어쨌든 그 가사처럼 '너라는 답을 찾은 나' 그 말이 정답이었다.
타국에서 공연을 보고 난 후, 조용하고 텅 빈 낯선 호텔방에 들어와 혼자 오늘 공연을 복기하는 것은 외롭다. 마치 짧고 행복한 꿈을 꾼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꿈에서 깨어난 나는 여전히 혼자고, 긴 여정이 남았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다른 나라까지 가서 공연을 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외롭고 슬프고 그리워서 서러운 마음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고, 익숙해지지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그 여정을 선택할 예정이기에 그 마음과 친구가 되듯 친해져야겠지.'About SHINee MINHO > Schedu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후기] SHINee 8th Album 'HARD' 사인회 : 230707 - 09 (1) 2023.09.25 [사진/후기] Let's SHINee LAND with MINHO : 230812 (0) 2023.09.04 [사진/후기] 민호의 첫 앨범 'CHASE' : 221224,29 (1) 2023.09.01 [사진/후기] 민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 230216-20 (0) 2023.08.24 [사진/후기] SHINee WORLD VI : 230623-25 (0) 202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