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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기] SHINee WORLD VI : 230623-25About SHINee MINHO/Schedule 2023. 8. 23. 00:14
꽤 오랜 시간 샤이니의 팬이었지만 정작 샤이니의 콘서트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말하자면 길고도 복잡한 사연을 나름대로 축약하자면 난 어렸고, 생각이 짧았다. (생각해보니 뮤지컬이나 연극은 보러다녔다. 지금 다시 한 번 생각해도 난 참 어렸다. 정신이.) 순간이 소중하고, 한번 지나간 콘서트와 스케줄은 다시 나타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을 만나도 절대로 그 시간이 동일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 잘 안다.
3일간의 스탠딩은 결코 쉬운 스케줄은 아니었지만, 진통제와 영양제를 때려넣어가며 땡볕에서 땀을 줄줄 흘리며 기다리면서도 후회하지않을만한 공연이었다. 무대에 서있는 민호를 사랑하는 한 팬으로서 큰 공연장에서 온 구역을 뛰어다니며 팬들을 눈에 담는 민호를 볼 때마다 마음이 뭉클하다. 저렇게나 무대와 음악에 진심인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이럴 때마다 더 뼈가 저리게 느껴지는 그의 열정이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다. 갑자기 벅차오르는 덕후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조명 아래 민호의 모습은 그런 느낌이다. 화려하게 생긴 외모보다 더 화려한 수트를 입고서 저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민호는 마치 신같다. 그래서 계속 왕자라고 부르고 싶은가보다.
막이 열리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샤이니를 보면서 생각했다. 절대로 무언가를 대충 넘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구나. 일에 있어서 '빨리 해치워버리자'가 아닌 사람들이 있구나.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동선이 바뀌고 신곡이 많아지고 앨범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없어도 '해야할 것은 제대로 해야하는 사람들' 이었다. 그걸 매번 깨달아버려서 음악을 들을 때도, 무대를 감상하는 순간에도 이 친구들은 자꾸만 나를 뭉클하게 건드린다.
항상 느끼던 건데 민호는 표정이 참 좋다. 사랑을 표현할 시간인지, 아픔을 표현할 시간인지를 잘 아는 사람같다. '데리러가'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간. '창가의 비처럼' 이번 콘서트에서는 15년보다 더 오래되었을 친구를 너무 사랑하는 눈빛이다. 방송에서는 컨셉때문에 무표정인채로 기범이를 바라봤는데, 이렇게 콘서트나 행사에서는 꼭 한번 씩 웃는다. 데리러가의 컨셉이었다는 '그들만의 세상'. 사실 샤이니의 세상은 그런게 아닐까. 서로를 가장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봐서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이 아이들을 보며 같이 행복해지는 것.
콘서트에 있던 사람은 똑같이 느꼈겠지만 대놓고 '섹시 구간'을 만들어버린 황 연출가님께 무한 감사를... 겉옷을 벗으니 민소매 크롭티가 나와버리게 입혀주신 스타일리스트 센터장님께 다시 무한 감사를... 섹시하다못해 야해버린 Body Rhythm 과 Juice 노래에서 한번 더 민호에게 감탄했다. 물론 그 옷들을 탄탄하게 지탱해주는 민호의 단단한 몸도 마찬가지. 저 구간이 끝나고 지쳐버린 태민이와 기범이를 뒤로하고 그들이 물을 마실 동안 가운데 서서 토크를 진행하는 민호의 모습도 경이롭다. 역시 사람은 이래서 운동을 해야하나보다.
단체콘서트의 한가지 더 좋은 점은 다함께 있는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난 함께있는 다섯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다. 영락없이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같은 모습들이 나오기도 하고, 은연 중에 흘러나오는 서로를 따듯하게 챙기는 모습들과 어쩔땐 너무하리만큼 장난을 치는 모습들이 사랑스럽다. 혼자있으면 누구보다 어른스럽던 사람들이 서로가 있을 땐 해변을 뛰어다니는 천진난만한 소년들의 모습이 된다. 멤버들과 함께 있을때 나오는, 아무런 필터 없이 자연스러운 민호의 표정이 참 좋다.
무대에 서 있는 민호를 보는게 이제는 퍽이나 익숙해질만도 한데 아직은 그렇지가 않은가보다. 빈칸을 부를 때만해도 뭉클한 마음이었는데 재연의 마지막 소절을 부르는 민호의 모습에 눈물이 다시 펑 터졌다. (사실 첫 공연때는 그 전에도 많이 울었다. 민호가 하늘을 쳐다보며 View의 종현이 파트를 부를때도, Everybody와 셜록을 셋이서 채울 때도. 왜 눈물이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특한 마음, 고마운 마음 그런 복잡한 것들이 공존했던 것 같다.) 민호가 핏대를 세우며 열창을 하는 모습 자체가 마음을 말랑하게 건드리기는 한다. 솔로 팬미팅에서도 꼭 들려주고싶었다던 '사랑이었나봐.'를 부를 때나 일본에서 했던 무대 중 'LA LA LA LOVE SONG' 을 부를 때도 혼자 뭉클해져서 훌쩍거리기는 했다. 포지션이 무색해지게 무대에서 민호는 너무 잘했다. 노래를 그렇게 부르게 될 때까지 이 아이의 노력이나 마음가짐이 눈이 선하게 보이는 것 같았기도 했고, 보컬이 두명이나 빠져버린 (물론 이제 샤이니 내에서 포지션은 의미없지만) 무대를 채워야한다는 부담감도 있지 않았을까, 감히 상상이 되어서. 그래서 이번 콘서트때 힘찬 노래에서도 눈물이 쏟아졌나보다. 쓰다보니 콘서트 얘기보다 다른 이야기들이 더 많은 것 같기는 한데, 하고싶은 이야기는 그거다. 민호가 서있는 모든 무대가 빛이 나서 너무 행복한 3일이었다.
마침내 하드 무대를 봤다!! 등장 순간부터 소리를 지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일단 옷이 너무 예뻤다. (정말 센터장님 사랑합니다ㅠㅠ) 민호는 참 채도가 강한, 원색에 가까운 쨍한 색감의 옷이 참 잘어울린다. 반란군 수장같은 스타일의 옷에, 민호가 보여주는 힙합스러움이라니. 바른 생활 FM가이로 정갈하고 딱딱한 이미지의 사람이 한번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그게 바로 덕후를 자극하는 모먼트인거다. 'KO'를 외치며 뛰어들어오는 모습에 넋을 놓고 봤던 것 같다. 나중에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을 보니 찍고 있다는 것도 망각한채 비속어만 연발하고 있더라. 이번 콘서트 영상을 많이 올리지 못한 이유는 바빴기도 했지만 내 목소리가 민망하리만큼 너무 많이 들어가있어서 그랬다. 다시보기엔 창피하지만 참 신나게 공연을 즐기다 왔구나, 생각이 들만큼.
이 장면을 꼭 찍고싶었다. 그리고 저 엄지 척은 샤이니에게 보내주고 싶었다. 너흰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마음을 텍스트로 딱 한마디만 전달할 수 있다면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3일이라는 시간이 공연을 즐기는 나에겐 정말 짧게 느껴졌지만 모든 체력을 다 쏟아낼 만큼 공연을 즐기고 와서 그런지 아쉬운 마음보다는 앞으로 활동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이 무대 위의 아이들이 앞으로 더 어마어마한 활동들을 보여주겠구나, 라는 생각에 더 많이 모든 체력과 마음을 쏟아서 8집 활동을 지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날 소감을 얘기하던 중 민호의 멘트와 표정을 보면서 마음이 또 일렁였다. 막내의 공백기 이후 열심을 이야기하면서, 친구의 부상과 위로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본인의 열심과 수고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으며 앞으로의 샤이니를 기대해달라는 말을 마치고는 눈이 촉촉해진채로 심호흡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꼭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너도 참 잘했고, 고생했고, 온 힘을 다해 활동을 준비해주고 내색 없이, 오히려 우리를 다독이면서 여기까지 데려와줘서 고맙고 미안하다고. 그런 눈으로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는 말에 어떻게 외면할 수 있을까. 이럴 때마다 최민호를 좋아한 어린 시절의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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