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후기] 민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 230216-20About SHINee MINHO/Schedule 2023. 8. 24. 00:20
무척이나 추운 겨울이었다. 민호처럼 나는 추위를 정말 싫어한다.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야 한겨울에는 집과 회사, 그 바운더리를 제외하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추위가 싫어서 외출을 삼가느라 롱패딩도 없는 나에게 그 한겨울 가든스튜디오는 너무나 추웠다. 손이 시려우면 집으로 도망가던 내가 핫팩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양손을 번갈아 녹이면서 카메라를 들었던 건, 그 유리부스 안의 포근하고 따듯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너무 예뻐서였다.
라디오 스케줄은 참 매력적이다. 어찌 보면 가만히 대본을 읽고 남들의 대화에 제 3자처럼 끼어있다는 생각도 든다. 버라이어티 한 재미의 파도는 없지만 그럼에도 라디오 스케줄을 좋아하는 건, 대본을 읽을 때 조근조근 움직이는 입술과 글자들을 따라가는 눈동자가 예쁘고 대본을 넘기는 손가락이 고와서. 음악이 나올 때 조금씩 리듬을 타는 모습과 긴장된 듯 음료를 삼키는 모습을 보고 싶음이다. 이날 민호의 모습이 그랬다. 프롬프터를 바라보면서 빙긋한 미소를 짓는 모습도, 가끔씩 유리창 너머로 우리를 바라보며 웃거나 손을 흔드는 모습도, 게스트의 멘트에 손뼉을 칠만큼 크게 웃으며 뒤로 발라당 넘어가는 것도 사랑스러웠다. 턱을 괸 모습은 어른스러웠지만 종종 나오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눈에 담고 있는 게 그저 감사했다. 디제이석 '밍디'의 예쁜 모습을 남길 수 있어서 추위는 어느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민호의 아래로 동그랗게 휘어지는 눈꼬리가 너무 좋다. 예전에는 코가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길고 곧게 일자로 쭉 뻗은 콧대. 시간이 지나면서 한결같이 따듯한 눈을 하고 있는 눈동자가 너무 예뻤다. 어쩔 때는 사슴 같고 어쩔 때는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그 눈에서 사랑이 보인다. '사랑이 보이는 순간'이라는 말은 민호의 눈을 두고 하는 말이었나 보다.
금요일 방송 때 인피니트 우현님과 정세운 님이 나왔는데 우현님이 문자를 읽으면서 팬들에게 유사 연애 스타일로 대답을 할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얘기하지'하는 표정으로 우현님을 쳐다보는 민호가 너무 귀여웠다. 만약 민호가 그렇게 대답을 했다면 고소장으로 집을 만들어도 됐을 거다.
샤월에게 뭐가 가장 궁금하냐는 말에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라고 답변한 사람. 밥이 뭐가 중요하겠니 민호야, 널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라고 대답을 해주고 싶지만 그렇게 대답을 했다가는 우리 붕방 강아지가 잔뜩 걱정할 테니 '그럼, 엄청 잘 먹고 다니니까 민호도 밥 잘 챙겨 먹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의 모임. 그냥 이런 사람들이 가득해서 잔뜩 따듯하다.
라디오를 들으니 민호의 네이버 나우 베스트 초이스가 생각이 났다. 물론 베초와 라디오의 결은 한참 다르지만 (베초가 훨씬 시끄럽다.) 민호를 주기적으로 오랜 시간 바라보며 떠들 수 있어서 정말 좋아했던 스케줄이었다. 전반전을 끝나고 후반전으로 돌아온다고 했는데 하프타임은 언제쯤 끝나려는지... 민호가 해주는 스포츠이야기나 일상 이야기들은 언제 들어도 반갑기 때문에 꼭 후반전의 베스트 초이스도 만나고 싶다. 라디오 DJ도 하면 좋지만 매일 생방송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과 솔로 활동들을 생각하면 매시간 자리를 지키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 언젠가 조금이나마 시간이 여유로워지면 꼭 라디오 DJ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민호의 음악이나 일상생활, 취미 생활 같은 이야기를 오랜 시간 같이 들어보고 싶다.번외로 덧붙이자면 마이크 앞에서 대본을 들추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종현이가 생각났다. 종현이에게서 이름에 대한 사연으로 위로를 받고, 개명한 뒤 민호가 사연을 읽어줬다던 문구에서 그 날, 조근조근 세심한 위로를 하던 음성이 들렸다. 이후로 틀어진 '하루의 끝'의 노래를 들으며 민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 너도 우리와 같은 마음이 들었을까. 예상은 가지만 함부로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는 그 마음이겠지, 싶어서 노래를 듣는 내내 이 시간이 민호에게 아픈 시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어쩌면 쓸데없을 수 있는 걱정을 해보았다.
'About SHINee MINHO > Schedu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후기] SHINee 8th Album 'HARD' 사인회 : 230707 - 09 (1) 2023.09.25 [사진/후기] Let's SHINee LAND with MINHO : 230812 (0) 2023.09.04 [사진/후기] 민호의 첫 앨범 'CHASE' : 221224,29 (1) 2023.09.01 [사진/후기] MusiQuest : 230826 (0) 2023.08.30 [사진/후기] SHINee WORLD VI : 230623-25 (0) 2023.08.23